함안의 오래된 철길, 자전거로 다시 달린다 ‘신당터널’ 개통으로 ‘아라깨비 테마로드’ 전 구간 연결
함안의 오래된 철길, 자전거로 다시 달린다
‘신당터널’ 개통으로 ‘아라깨비 테마로드’ 전 구간 연결
지역관광+생활교통의 새 지형
▲함안군이 추진해온 ‘아라깨비 테마로드 조성사업’의 핵심 구간인 산인면 입곡건널목~신당터널구간이 마침내 개통되었다.
폐선 위에 피어난 자전거길, 함안군의 새로운 실험
한때 열차가 달리던 철길이 이제 자전거 바퀴의 리듬으로 살아났다. 함안군이 추진해온 ‘아라깨비 테마로드 조성사업’의 핵심 구간인 산인면 입곡건널목~신당터널구간이 마침내 개통되면서, 폐선부지를 따라 조성된 약 10km의 자전거도로가 완전하게 연결됐다.
단절됐던 선로는 이제 하나의 선이 되었고, 그 선은 사람을 잇고 마을을 연결하며 함안의 새로운 이동성과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테마로드’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다
이 자전거도로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다. 문화, 여가, 지역경제, 관광, 생태, 교통이라는 여섯 개의 키워드가 교차하는 복합문화형 인프라다.함안군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의 경전선 폐선부지를 ‘버려진 공간’이 아닌 ‘활용 가능한 미래 자산’으로 바라보는 전환적 시각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에 연결된 구간은
- 가야읍 신암마을~관동교 약 1.6km,
- 산인면 입곡건널목~신당터널 약 4.4km,총 6km구간으로, 조명시설, 쉼터, 안내판, 조경시설까지 함께 조성된 복합형 자전거 문화길로 완성되었다.
이제 ‘길’은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라, 머물고 쉬며, 지역을 느끼는 문화 체험의 공간이 되었다.
▲‘길’은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라, 머물고 쉬며, 지역을 느끼는 문화 체험의 공간이 되었다.
신당터널, 광역생활권을 잇는 녹색축
특히 눈에 띄는 지점은 바로 신당터널이다.이 터널은 함안군과 창원시를 직접 연결하는 핵심 교통 축으로, 이번 개통으로 인해 양 도시 간 자전거를 활용한 출퇴근·여가 이동이 실질적으로 가능해졌다.이는 단순히 자전거 애호가들의 편의를 넘어서, 지속가능한 광역 교통망 구축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함안군 관계자는 “신당터널을 통해 광역권 간의 생활교통망이 연결되면서, 향후 자전거 기반의 친환경 교통 시스템도입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보와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도시, 탄소배출을 줄이는 녹색교통, 그 시작점이 터널 한 곳의 개통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함안군의 기획력이 단순한 공공사업을 넘어선 ‘생활의 상상력’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증명한다.
입곡저수지에서 군립공원까지, 관광과 여가의 루트로
이 테마로드의 또 다른 강점은 지역 관광자원과의 유기적 연계성이다.입곡군립공원, 입곡저수지 등 함안을 대표하는 자연 관광지가 도로 곳곳과 맞닿아 있어, 자전거 한 대만 있으면 자연·문화·레저가 모두 연결되는 여행 코스가 완성된다.
특히 쉼터마다 배치된 조경 시설과 안내 콘텐츠는 단순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길을 넘어, 그 길 위에서 지역의 자연과 역사,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이러한 감성적 경험은 ‘길’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확장시키며, 주말 관광객 유치와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창원~함안 자전거 투어 프로그램, 지역 먹거리와 연계된 라이딩 코스등의 연계사업도 검토 중이다.
창원과 이어지는 여가 네트워크, 주말은 이제 함안으로
인근 창원시와의 연결성도 주목할 만하다. 창원은 이미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도시로, 이와 함안이 자전거길로 연결되면서 양 지역을 오가는 여가형 자전거 이동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함안군은 이를 문화교류와 지역 간 연대의 기회로 삼아, 향후 창원~함안 자전거 투어 프로그램, 지역 먹거리와 연계된 라이딩 코스등의 연계사업도 검토 중이다.
관광은 단순한 ‘유입’이 아니라 ‘순환’이며, 그 순환은 자전거 바퀴가 만든다.
“지역을 잇는 길, 사람을 위한 길로”
이번 개통에 대해 함안군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테마로드 전 구간 개통으로 군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앞으로도 폐선부지를 적극 활용해, 지역의 생활형 인프라와 관광자원을 결합한 함안만의 특화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행정 보고가 아니다. 낡은 철길 위에 새로운 가능성을 그려낸 이 프로젝트는 ‘길을 다시 생각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혁신이기 때문이다.
폐선은 끝이 아니다. 그 길은, 방향만 바꾸면 다시 시작이 된다.함안의 오래된 시간 위에 자전거가 새 길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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