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점령한 캐니언 - 가브리엘 위브머의 ‘Wibmer Impossible’
도시를 점령한 캐니언
가브리엘 위브머의 ‘Wibmer Impossible’

▲캐니언(Canyon)의 다운힐 바이크 Torque DH CLLCTV를 타고 프라하 곳곳을 가로지르며 숨 막히는 7분의 추격 시퀀스를 완성했다.
프라하를 달리는 한 청년, 그리고 ‘불가능’이라는 이름의 스턴트
프라하는 아름답다. 하지만 어떤 눈에는 그 아름다움보다 더 먼저 보이는 것이 있다. 구시가지 광장으로 이어지는 미로 같은 골목, 카를교 아래로 끝없이 이어지는 돌계단, 레트나 공원의 가파른 오르막과 강을 가르는 아치형 트로야 다리. 이 도시의 풍경은 누군가에게 그림 같은 장면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익스트림 파크다. 최근 오스트리아 출신의 어반 프리라이딩 스타 가브리엘 위브머(Gabriel Wibmer)는 이 도시를 하나의 거대한 ‘장난감’으로 재해석했다. 그는 캐니언(Canyon)의 다운힐 바이크 Torque DH CLLCTV를 타고 프라하 곳곳을 가로지르며 숨 막히는 7분의 추격 시퀀스를 완성했다. 영상의 제목은 도발적이다. ‘Wibmer Impossible’— 위브머가 불가능과 장난을 치는 방식이다.

▲가브리엘 위브머(Gabriel Wibmer)는 이 도시를 하나의 거대한 ‘장난감’으로 재해석했다.
도둑을 쫓는 자전거, 혹은 도시를 해킹하는 한 라이더
영상은 프라하 거리에서 한 여성이 가방을 도둑맞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위브머는 주저 없이 범인을 쫓는다. 이후 이어지는 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도주극’의 문법이 아니다. 추격 과정에서 위브머는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구조를 해킹하듯 탐색한다.
그에게 계단은 내려가는 길이 아니라 뛰어내리는 플랫폼이고, 난간은 미끄러지는 레일이며, 벽은 속도와 타이밍만 맞으면 도약대가 된다. 특히 도둑의 발걸음과 정확히 맞춰 벽 위에서 점프하는 장면은 무려 50번 이상 시도한 끝에 성공했다. 이 짧은 컷 안에는 속도, 시간, 공포, 그리고 실패의 기억이 한꺼번에 담겨 있다.

▲추격 과정에서 위브머는 단순히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구조를 해킹하듯 탐색한다.
한 컷을 위해, 26일을 바친 사람들
이번 프로젝트는 4개의 촬영 블록에 걸쳐 총 26일간 프라하에서 진행됐다. 위브머는 “이 도시에서는 더 찍을 수 있었고, 더 시도할 수도 있었다”고 말하며, 프라하가 가진 가능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여기에 투입된 인력은 단 4~5명, 그리고 장비를 보호하는 보안 요원 한 명. 거대한 팀 없이도 도시는 그 자체로 무대가 되었고, 그의 상상력만으로 충분한 장식이 완성됐다.
카메라도, 조명도, 스턴트 팀도 최소화했다. 도시의 구조와 실제 지형이 모든 장면의 세트를 대신했다. 메워지지 않은 틈, 균열이 있는 콘크리트, 눈에 띄지 않던 난간 하나까지도 모두 ‘가능성의 도구’가 되었다.

▲프라하에서의 제작은 총 26일간 4개 블록으로 진행되었다.
‘50cm에서 날아오른 백플립’이라는 도전
위브머가 이번 영상에서 꼽은 개인적 하이라이트는 나무 사이에서 시도한 스텝다운 백플립이다. 점프대는 불과 30cm 높이. 도심 한가운데, 아무런 안전 장치 없이 이 기술을 처음 시도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해도 될지 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도전은 때로 기술보다 심리적 결단에서 비롯된다. 그려진 그림이 완벽하지 않아도 뛰어들어야만 결과가 나온다. 그 결단의 순간이 바로 영상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의 근원이다.
34m 위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된 ‘윌리’
프라하의 트로야 다리 위 아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높이가 34미터에 달하는 아치형 구조를 자전거로 타고 올라간 장면은 사전에 계획된 컷이었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뒤, 위브머는 갑자기 윌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원래 그냥 타 지나가기만 하려 했는데, 순간 ‘왜 안 되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흔히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들은 철저한 계획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혁신은 종종 예기치 않은 충동에서 나온다. 이 윌리 장면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였다. 자신이 두려움을 넘어선 순간, 영상에 새로운 생기가 더해진 것이다.

▲이번 영상의 또 다른 주인공은 그가 탑승한 Canyon Torque DH CLLCTV다.
그를 완성시키는 기계, Torque DH CLLCTV
이번 영상의 또 다른 주인공은 그가 탑승한 Canyon Torque DH CLLCTV다. 마르조키 더블 크라운 포크, 산업9 허브, 맥시스 DHR II 타이어 등이 장착된 이 자전거는 프리라이딩을 위한 ‘도시 최적화 장비’에 가깝다. 프라하의 계단은 그에게 노면이 아니라 리듬이고, 바이크의 서스펜션은 새로운 진동을 만들어낸다.
이 자전거가 도시를 ‘타는 곳’이 아닌 ‘부수적인 장애물’로 받아들이게 만든 셈이다. 단단한 구조물은 오히려 충격을 받아내고, 불규칙한 형태는 창작을 위한 무대가 된다.
진짜 영화는 ‘비하인드’에 있다
이번 7분 영상에는 순간적인 기술과 극적인 카메라워크가 담겨 있지만, 영상 뒤에는 무려 1시간에 달하는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다. 위브머는 “작은 팀이 만들어낸 작업이라는 점이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익스트림 스포츠의 진짜 매력은 완성된 성공 장면보다,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반복 속에 숨어 있다.
관객이 보지 못한 실패, 망설임, 고장, 수리, 다시 도전하는 손길. 바로 그 시간들이 영상의 깊이를 만든다.

▲이번 7분 영상에는 순간적인 기술과 극적인 카메라워크가 담겨 있지만, 영상 뒤에는 무려 1시간에 달하는 비하인드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다.
도시, 예술, 위험. 그리고 ‘불가능’을 품은 스포츠
‘Wibmer Impossible’은 단순한 트릭 영상이 아니다. 도시는 다시 쓰이고, 스포츠는 예술로 변하고, 라이더는 기술자가 아니라 저항하는 인간으로 존재한다. 위험은 곧 창작의 재료이며, 실패는 영상의 배경음이다.
도시를 달리는 위브머는 한 명의 선수이자, 도시를 다른 방식으로 꿈꾸는 예술가다. 그는 스턴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해석하고, 불가능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그리고 프라하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관광의 도시에서, ‘시도할 수 있는 도시’로.
그가 마주한 벽과 계단, 끊어진 파이프와 난간은 장애물이 아니라 질문이다.

▲도시를 달리는 위브머는 한 명의 선수이자, 도시를 다른 방식으로 꿈꾸는 예술가다. 그는 스턴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해석하고, 불가능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왜 여기서 멈춰야 하지?”
그 질문에 응답하는 순간, 도시의 구조는 스턴트가 되고, 불가능은 또 다른 출발점이 된다. 프라하는 그렇게, 한 명의 라이더에 의해 다시 쓰였다. Wibmer Impossible— 불가능은 결국 누군가의 상상력에 따라 변화하는 지명이다.
<글 편집부 사진 캐니언>
관련 사이트 cany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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